파라과이의 서민 경제를 지탱하는 소고기 가격이 최근 2년간 최대 75%까지 급등하며 가계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 수요가 겹치면서 고급 부위를 중심으로 한 가격 상승세가 가파르다.
경제학자 빅토르 라울 베니테스(Víctor Raúl Benítez)가 제시한 분석 자료에 따르면, 대표적인 구이용 부위인 우둔살 스테이크(Carnaza de Primera) 가격은 2023년 9월 4만 과라니에서 현재 7만 1천 과라니로 올라 27개월 만에 75%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또 다른 고급 부위인 럼프 캡(Tapa de Cuadril) 역시 6만 3천 과라니에서 10만 7천 과라니로 70%나 폭등했다.
서민들이 주로 찾는 부위도 예외는 아니다. 갈비(Costilla)는 3만 과라니에서 4만 1천 과라니로 36% 상승했으며, 스튜용 소고기(Puchero) 또한 4만 8천 과라니에서 6만 8천 과라니로 41% 올랐다. 베니테스는 "특정 부위의 문제가 아니라 육류 전반에 걸친 광범위한 가격 인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는 파라과이 육류 수출의 기록적인 성장이 지목된다. 카를로스 페르난데스 발도비노스 경제부 장관은 이를 두고 "우리의 성공이 곧 우리의 실패"라고 표현했다. 육류 수출 시장의 확대가 국가 경제에는 이득이지만, 정작 국내 시장의 공급 물량 감소와 가격 상승을 초래하는 역설적인 상황을 설명한 것이다.
정부는 가격 안정을 위해 브라질산 육류 수입을 허용하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으나, 국내 시장의 가파른 상승세를 억제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연말연시 아사도(Asado) 문화를 즐기는 시민들의 장바구니 부담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