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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검은 금‘이라 불리던 석탄은 대한민국 산업화의 에너지였다. 1970년대의 숨결을 고스란히 간직한 곳, 강원도 태백.

태백을 들어서면 웅장한 태백산이 먼저 인사를 건넨다. 하루종일 궂은 날씨에 산등허리에는 물기를 가득 머금은 구름이 흩뿌려져 있다. 뭉쳤다가 다시 헤어지기를 반복하는 모양새를 보니 1580년 선조13년 강원도 관찰사로 부임해 관동팔경과 금강산의 아름다운 광경을 담았던 관동별곡이 떠오른다.

정철이 말한 ‘선학(신선이 타는 학)이 삿기치듯(새끼치듯)’이라고 표현한 구절이 산등허리에 살짝 기댄 구름을 보고 연상했으리라. 비롯 태백산은 관동팔경에 속하지는 않지만 태백산의 웅장함과 신비로움은 그에 비견할 만 하다.

태백은 이처럼 아름다운 곳이다. 하지만 아름다운 자연안에 현대사의 빛과 그림자를 동시에 안고 있다. 강원도 태백은 검은 금의 도시로 불렸다. 한국의 산업화가 시작되던 1960~80년대, 석탄은 국가 경제를 지탱하는 핵심 에너지원이었다. 전국 주요 탄광의 절반 가까이가 태백을 중심으로 운영됐다.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석탄산업의 중심지였다.

하지만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 이후 태백은 점차 잊혀지기 시작했지만 태백은 자신을 잊지 않았다. 태백석탄박물관과 철암탄광문화촌을 통해 석탄산업의 역사를 보존하며 이제는 새로운 관광상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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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금‘의 기억을 따라 … 태백석탄박물관

1950년대 후반부터 태백 일대에서는 정부 주도의 ‘석탄개발 5개년 계획’이 추진됐다. 당시 전력 공급의 70% 이상을 차지한 것이 석탄이었다. 태백의 광부들은 한겨울에도 600미터 아래 갱도 속에서 하루 12시간 넘게 곡괭이와 드릴을 잡았다. 그들의 땀과 위험한 노동이 전국의 공장을 돌렸고 가정의 난방과 부엌을 책임졌으며 도시의 불빛을 지탱했다.

1970년대 들어 태백은 인구 13만 명을 넘어서며 ‘산속의 산업 도시’로 성장했다. 황지, 통동, 문곡 등 지역 곳곳에 탄광이 들어섰고, ‘대한석탄공사’, ‘삼척탄좌’, ‘장성광업소’ 등이 활발히 가동됐다.
광부들의 월급은 당시 기준으로 높은 편이었고 전국 각지의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아 태백으로 몰려들었다. 도시 곳곳에는 ‘광부 아파트’, ‘광산병원’, ‘광부극장’이 세워졌고 탄광촌에는 웃음과 활력이 넘쳤다. 하지만 한국의 에너지 구조는 1980년대 후반부터 바뀌기 시작하며 석탄의 시대는 저문다.
정부는 1989년 ‘석탄산업 합리화정책’을 시행하며 전국의 탄광들을 단계적으로 폐광했다. 태백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한때 20여 개에 달하던 광산은 대부분 문을 닫았고 도시의 인구는 절반 이하로 줄었다.

 

쇠퇴의 시간을 지나 태백은 새로운 길을 찾기 시작했다. 폐광 지역을 재정비해 문화와 관광의 도시로 변모시키는 노력이 이어졌다.

1994년 개관한 태백석탄박물관은 이러한 변화의 상징이다. 탄광의 역사와 광부들의 생활, 석탄산업의 흥망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공간으로, 매년 수십만 명의 관람객이 찾는다.
또한 정부는 ‘폐광지역 개발 지원사업’을 통해 태백과 정선, 사북, 영월 등을 대상으로 관광 인프라를 확충했다. 이 덕분에 태백은 겨울철 눈축제, 365세이프타운, 함백산 등산로 등 새로운 관광 명소로 재도약하고 있다.

(사)해외동포언론사협회 회원사들을 맞이한 태백석탄박물관은 ‘검은 금과 태백이 함께 나눈 빛과 어둠의 공존’의 길을 안내한다.

총 8개의 전시실을 통해 태백의 역사를 볼 수 있다. 1전시실에서는 600여점의 암석, 광물, 화석 등 석탄의 기원과 관련한 지질학적 정보들이 전시되어 있다. 2전시실에는 석탄의 생성과 발견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제공된다. 3전시실과 4전시실에는 석탄의 채굴과 안전에 대해 전시되어 있으며 광산정책과 탄광 생활 및 태백의 지역적 전통과 특색을 5,6,7 전시실에 걸쳐 보여진다. 그리고 마지막 8전시실에는 어려웠던 시절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되었던 석탄산업에 대해  광산개발 초기부터 현재의 기계화된 채탄과정, 지하작업장 사무실에서 이루어지는 작업지시 모습, 여러 가지 갱도의 유형, 붕락사고의 모습 등을 실물에 가깝게 구성, 광산의 위험성과 광산노동자들의 노고를 느낄 수 있도록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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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이 석탄산업의 빛과 그림자를 보여줬다면 철암탄광문화촌은 탄광촌 사람들의 삶을 재현했다. 태백 남쪽의 끝 깊은 산자락을 따라가면 시간이 멈춘 마을을 만나다. 하늘로 솟은 굴뚝과 녹슨 철제 구조물, 낡은 벽돌 건물들 속으로 수천명의 광부들이 오갔을 것이다.

철암은 태벡과 정선, 삼척을 잇는 석탄벨트의 중심지였다. 1950년대부터 1980년에 걸쳐 전국 석탄 생산량의 대부분이 철암에서 나왔다. 그렇기에 철암의 상권은 발달했고 당시 상권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곳이 바로 탄광문화촌이다.

탄광문화촌은 1960년대 탄광촌의 모습을 간직하며 옛 상가 건물들을 보존하여 60년대 당시의 생활상을 체험할 수 있는 전시관, 까치발 건물, 미로마을 등을 둘러볼수 있다. 

그때의 철암은 잠들지 않는 도시였다. 철로 옆 식당에는 광부들과 기관사들이 북적였고, 탄가루로 뒤덮인 거리는 언제나 시끌벅적했다. 그러나 그 활기는 석탄산업의 쇠퇴와 함께 서서히 사라져갔다.

1989년 이후부터 철암의 광산들도 문을 닫았다. 열차의 기적소리가 멈추자, 도시의 시간도 함께 멈췄다. 남은 건 텅 빈 건물, 녹슨 레일, 그리고 오래된 벽돌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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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2000년대 초, 태백시는 이 공간을 단순한 폐허가 아닌 ‘기억의 현장‘ 으로 되살리기로 했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것이 오늘의 철암탄광역사촌이다. 역사촌에는 당시 광부들의 숙소와 선탄장, 광산 사무소, 석탄창고 등이 그대로 복원되어 있다.
‘철암역두 선탄장’은 1946년에 세워진 산업시설로, 지금은 등록문화재 제21호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녹슨 철골 구조물이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산허리를 따라 길게 늘어서 있는 모습은 장관이다.

역사촌의 골목길을 걷다 보면 좁은 골목 사이로 이어진 계단과 다닥다닥 붙은 판잣집이 보인다.
그곳이 바로 광부와 가족들이 살던 ‘광부촌’이다. 허름한 지붕 아래에서 세 식구, 네 식구가 한 방을 나눠 쓰며 살아가던 시절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

복원된 가옥 안에는 낡은 석유난로, 전기 밥솥, 광부의 안전모와 곡괭이가 전시되어 있다. 문을 열면 탄 냄새가 배어 있는 듯한 공기와 함께 그 시절의 생활음이 귀에 스며든다.

이곳의 시간은 단순한 과거가 아니라, 한 세대의 기억으로 여전히 현재를 살아 있다.

석탄은 이제 더 이상 연료로 사용되지 않지만, 태백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는 여전히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 광부의 손에 남은 굳은살, 석탄 먼지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던 가족들, 그리고 도시를 다시 세우려는 노력은 태백이 지닌 또 하나의 자산이다.

태백의 석탄 역사는 단지 산업의 기록이 아니다. 그것은 한 세대의 삶이자, 한국 근대화의 초석을 다진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검은 석탄이 사라진 자리에, 이제는 인간의 빛과 기억이 남아 태백의 시간을 지탱하고 있다.

석탄박물관을 내려오는 길 작은 카페에서 석탄라테 한잔을 마시며 태백석탄역사를 마음에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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