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4일, 아순시온=라 나시온] 파라과이 현대사에서 가장 비극적인 사고로 기록된 ‘아순시온 항공기 추락 참사’가 발생한 지 올해로 30주기를 맞았다. 1996년 2월 4일, 평화롭던 도심 광장으로 화물기가 추락하며 22명의 생명을 앗아간 이 사고는 여전히 파라과이 국민들에게 치유되지 않은 상처로 남아 있다.
비극의 시작: 이륙 직후의 실속
사고는 1996년 2월 4일 오후, 아순시온 실비오 페티로시 국제공항에서 발생했다. 콜롬비아 화물 항공사인 ‘LAC(Líneas Aéreas del Caribe)’ 소속의 DC-8 화물기가 이륙 직후 엔진 결함과 실속(Stall) 현상을 일으키며 급격히 고도를 잃었다. 비행기는 공항 근처 마리아노 로케 알론소 시의 주거 지역으로 기수를 돌렸고, 결국 인근 광장과 민가 위로 추락하며 거대한 폭발과 함께 화염에 휩싸였다.
22명의 희생자, 지상에서의 참변
이 사고로 탑승하고 있던 승무원 4명 전원과 지상에 있던 시민 18명 등 총 22명이 사망했다. 특히 사고 지점이 아이들이 놀고 있던 공공 광장이었기에 인명 피해가 컸다. 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으며, 추락 당시의 충격과 화재로 인해 인근 주택 수십 채가 파손되고 수많은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 사고는 파라과이 영토 내에서 발생한 단일 항공 사고 중 최다 사망자를 기록한 최악의 참사로 남았다.
30년의 세월, 잊히지 않는 교훈
참사 30주기를 맞아 사고 현장에 세워진 추모비에는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한 유가족과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유가족들은 매년 이 자리에 모여 희생자들의 이름을 부르며 안전한 사회를 기원하고 있다.
이 사건 이후 파라과이 항공 당국은 노후 항공기에 대한 안전 규제를 대폭 강화하고, 도심 인근 비행 경로에 대한 안전 수칙을 재정비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여전히 도심과 밀접한 공항 위치와 화물기 운항의 안전성 문제를 지적하며, 비극이 반복되지 않기 위한 지속적인 감시와 인프라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30년 전의 붉은 화염은 꺼졌지만, 그날의 비명과 아픔은 파라과이 항공 역사의 뼈아픈 교훈이 되어 오늘날의 하늘길을 지키는 경고등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