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카르도 발렌수엘라 주교의 강론 내용을 바탕으로 파라과이의 심각한 사회적 위기를 다룬 신문 기사 양식의 글이다.
카아쿠페 주교 “폭력이 일상 잠식”… 파라과이, 가정폭력·여성살해 ‘사회적 비상사태’
2025년 가정폭력 피해자 3만 7천 명 달해… 아동 학대 하루 평균 60건 발렌수엘라 주교 “평화 문화 구축 시급… 2026년 희년 맞아 화합 촉구”
파라과이 가톨릭의 성지로 불리는 카아쿠페에서 사회 전반에 퍼진 폭력의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는 강력한 경고의 목소리가 나왔다. 카아쿠페 교구의 리카르도 발렌수엘라 주교는 주일 미사 강론을 통해 가정폭력과 여성 살해(페미사이드), 아동 학대 등이 임계점을 넘었다며 이를 국가적 위기로 규정했다.
발렌수엘라 주교는 강론에서 폭력이 단순히 물리적 행위를 넘어 고함, 모욕, 심리적 학대의 형태로 가정과 거리 등 일상에 깊이 뿌리내렸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폭력이 편협과 무관심의 분위기를 조성하며 사회적 조화를 이루려는 모든 노력을 방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통계에 따르면 파라과이의 폭력 실태는 심각한 수준이다. 2025년 한 해 동안 검찰청이 접수한 가정폭력 피해자는 3만 7,825명에 달하며, 이는 국가 내 최다 신고 범죄로 기록됐다. 여성 살해 사건 또한 2026년 초 단 13일 만에 6건이 발생하는 등 구조적인 결함을 드러내고 있다. 아동 및 청소년을 향한 폭력 역시 하루 평균 60건에 육박하며 미래 세대마저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주교는 “폭력에 폭력으로 대응하는 것은 사회 구조의 파괴를 심화시킬 뿐”이라며 “일상 속에서 학대가 당연시되는 현상을 막기 위해 개인적, 집단적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여성부 등 관계 당국이 주장하는 ‘남성 우월주의 문화’ 근절의 필요성에도 궤를 같이하며 사회적 인식 변화를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발렌수엘라 주교는 2026년 희년(禧年)을 맞아 가장 가까운 환경인 가정과 공동체에서부터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실천에 나설 것을 당부했다. 그는 “오늘날 폭력이 생명을 앗아가고 있는 현실에서 어떻게 평화를 기대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며, 평화는 구호가 아닌 일상의 실천에서 시작됨을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