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동포언론사협회 제7회 국제포럼 강원도 원정기 마지막날
고국의 가을 품에 안다… 해외동포언론인들, 오대산에서 역사의 숨결을 느끼다
제7회 해외동포언론사협회 국제포럼 대장정 마무리
2025년 10월, 5박 6일간의 알찬 일정으로 진행된 ‘제7회 해외동포언론사협회 국제포럼’이 대한민국 역사의 보고(寶庫) 강원도 평창 오대산에서 대미를 장식했다. 전 세계 23개국 32개 도시에서 고국을 찾은 동포 언론인들은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 속에서 우리 문화유산의 향기에 흠뻑 취하며 마지막 일정을 뜻깊게 마무리했다.
모든 공식 행사를 마친 회원들은 오대산의 품에 안겨 월정사와 상원사를 차례로 탐방하고, 국립조선왕조실록박물관을 찾아 우리 민족의 위대한 기록문화와 마주했다. 고국의 가을을 만끽하며 역사의 현장을 직접 눈에 담은 이들의 얼굴에는 감동과 자긍심이 교차했다.
천년의 숲길, 월정사와 성보박물관
오대산의 심장부에 자리한 월정사는 신라 선덕여왕 시절 자장율사가 창건한 천년고찰이다. 회원들은 월정사에서 국보 ‘팔각구층석탑’과 보물 ‘석조보살좌상’을 보며 탑돌이를 하는 등 우리의 불교문화의 고고한 숨결을 느끼는 모습이었다. 회원사들은 또한, 월정사 탐방을 마치고 ‘천년의 숲길’로 불리는 전나무 숲길에 들어서는 순간, 하늘을 찌를 듯 솟은 나무들의 장엄함에 탄성을 자아냈다.
평균 수령 80년이 넘는 1,700여 그루의 전나무가 뿜어내는 피톤치드는 그간의 여독을 풀어주기에 충분했다. 특히 2006년 쓰러진 채 그대로 보존된 수령 600년의 고목 앞에서 회원들은 자연의 섭리와 시간의 흐름을 되새기며 잠시 명상에 잠겼다.
세조의 기도, 문수동자의 전설이 깃든 상원사
월정사에서 상원사로 향하는 길은 오대산의 가을 단풍이 절정을 이뤄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상원사는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 중 하나로, 부처의 진신사리를 모신 기도 성지로 이름 높은 곳이다. 이곳은 특히 조선 7대 임금 세조와 문수동자의 인연이 깃든 설화로 유명하다.
조카 단종의 왕위를 찬탈한 뒤 평생을 죄책감과 피부병으로 고통하던 세조가 이곳에서 기도하던 중, 한 동자의 도움으로 등을 씻은 뒤 병이 깨끗이 나았다는 이야기다. 그 동자가 바로 지혜의 상징인 문수보살의 화신이었음을 깨달은 세조는 크게 감명하여 절을 중창하고 문수동자상을 조성하도록 했다.
회원들은 가파른 계단을 올라 그 끝에서 고고하게 지라하고 있는 상원사에 당도해, 세조의 간절함이 서린 역사의 현장에서 깊은 감회에 젖었다. 또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되고 아름다운 동종(銅鐘)인 ‘상원사 동종’(국보)의 신비로운 소리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선조들의 뛰어난 예술혼을 체감했다.
이후 월정사 성보박물관으로 발걸음을 옮긴 동포 언론인들은 국보와 보물을 비롯한 각종 불상과 불화, 공예품 등을 둘러보며 찬란했던 우리 불교 예술의 깊이와 아름다움에 다시 한번 감탄했다.
살아있는 역사, 국립조선왕조실록박물관
이번 여정의 화룡점정은 국립조선왕조실록박물관 방문이었다. 본래 오대산 사고(史庫)에 보관되었던 조선왕조실록과 의궤는 일제강점기 일본으로 반출되었다가 110여 년 만에 고국의 품으로 돌아왔다. 이 박물관은 바로 그 위대한 귀환을 기념하고 우리의 기록유산을 체계적으로 보존, 전시하기 위해 세워진 공간이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조선왕조실록은 한 왕조의 역사를 472년간 단 한 순간의 중단도 없이 기록한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역사서다. 회원들은 박물관에 전시된 실록과 왕실의 주요 행사를 그림과 글로 기록한 의궤를 직접 보며 감격과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선조들의 철저한 기록정신과 역사를 통해 교훈을 얻고자 했던 지혜 앞에서 절로 고개가 숙여지는 순간이었다. 한 회원은 "해외에서 동포들에게 한국의 정체성을 이야기할 때 늘 자긍심을 느꼈지만, 이곳에서 우리 역사의 위대함을 눈으로 확인하니 가슴이 벅차오른다"고 소감을 전했다.
모든 탐방을 마친 회원들은 아쉬움을 뒤로하고 서울로 향했다. 차창 밖으로 멀어지는 오대산의 가을 풍경을 눈에 담으며, 이들은 고국에서의 소중한 경험과 깨달음을 안고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 한민족의 뿌리와 문화를 알리는 사명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짧지만 강렬했던 5박 6일간의 만남을 뒤로하며, 회원들은 "내년에 다시 만나자"는 따뜻한 작별인사로 다음을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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